GoNNER는 2D Platformer Roguelike Shooter 장르로 상당한 컨트롤을 요구하는 게임이다. 스토리는 그다지 의미가 없고 단지 액션 자체가 재밌어서 하는 게임이다. 다양한 총과 다양한 머리(!), 다양한 아이템들을 가지고 스테이지를 차근 차근 깨는 형식이지만 로그라이크이기 때문에 죽으면 스테이지 1부터 다시 깨야된다. 굉장히 독특한 그래픽을 가지고 있어, 약빤(?)듯한 느낌을 준다. 메인으로 삼고 있는 메커닉은 “공격을 받으면 머리, 총, 아이템, 몸으로 분리가 되고, 머리를 다시 끼기 전에는 한방만 맞아도 죽는다”인 만큼, 조금만 잘못하면 바로 죽기 때문에 컨트롤이 좋지 않으면 절대로 즐길수 없는 게임이다.

GoNNER play gif

GoNNER 플레이 gif. 재밌지만 상당한 컨트롤을 요구한다.

제작사는 ART IN HEART 스튜디오이다. 사운드 2명 + 아트이자 프로그래머 Ditto로 이루어져 있고, 그의 첫번째 상업적 게임이다. Ditto의 개인 itch.io를 보면 아트 스타일이 굉장히 확고한 걸 볼 수 있다. 사운드가 2명인 만큼 음악과 사운드이펙트가 꽉 차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고, 음악의 비트가 게임의 그래픽에 영향을 준다. 참고로 2017 IGF Excellence in Audio 상을 받았다.

상당히 독특한 게임이다. 재밌는 메커닉들이나 아이디어들이 다양하게 들어가 있으며 그래픽도 재밌다. 어려운 게임들을 좋아한다면 한번쯤 해볼 만한 게임이다.

메커닉

결국 이 게임은 2D 플랫포머의 움직임에서 총을 쏘는 게임이다. 다른 로그라이크와는 조금 다른 점은 여러개의 아이템들을 먹을 수 없다는 점이다. 처음부터 플레이어는 머리, 총, 아이템 을 모두 챙긴 상태에서 시작하고 그 이상의 아이템을 가지고 있을 수 없다. 이들의 종류도 그다지 많지 않지만 각각의 특징이 뚜렷하다.

  • 머리는 체력양을 결정하기 때문에 좋은 능력의 머리는 hp가 낮고, 능력이 없는 머리는 hp가 높다.
  • 총은 공격 방식을 결정하며 샷건, 레이저건 등등의 총들이 있다.
  • 아이템은 쿨타임이 있는 스킬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고 일정기간 무적, 높게 점프 등등의 스킬이 있다.

처음 시작할 때, 가지고 싶은 머리, 총, 아이템을 고를 수 있기 때문에 플레이를 시작할 때부터 어떤 스타일의 플레이를 하고 싶은지를 정하고 플레이를 하게 된다.

돈의 역할을 하는 보라색 타일은 각 스테이지 보스 직전의 샵에서 체력이나 아이템을 살 수 있게 해주는 동시에, 죽었을 때 일정량의 타일을 내고 부활할 수 있다. 이 타일은 5콤보당 하나씩 나오고 최대 24개까지만 가지고 있을 수 있다.

Screen when player got killed

죽었을 때 화면. 가운데의 타일 개수만큼 지불하면서 부활한다.

아이디어들

GoNNER는 조그마난 아이디어들이 굉장히 많이 들어가 있고, 서로를 방해하지 않게 잘 들어가 있다. 내가 특별하다고 생각이 드는 아이디어들은 다음과 같다.

  • 적들은 어디 있던지 항상 보이지만, 벽이랑 땅은 플레이어 주변에 있어야지만 보인다.
  • 공격을 받으면 4개 조각으로 분해가 된다.
  • 모든 것들이 살아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체력 같은 UI들도 계속 움직이고 있고, 하트를 먹으면 게임상의 하트가 그대로 UI로 가서 UI로서 작용하게 된다. 벽도 약간씩 움직이고 있다.
  • 콤보를 이어가면 갈수록 색이 바뀌고, 화면 흔들기가 더 커지고, UI와 벽들의 움직임이 커진다. (패드의 경우, 진동도 커짐)

Combo makes everything more fun!

긴 콤보를 하면 색이 약빤듯하게 바뀌면서 더욱 더 신난다!

‘시야’의 개념

많은 게임에서는 플레이어에게 제한적인 정보를 주기 위해서 시야를 사용한다. 그런 게임에서는 안보이는 곳은 조심히 접근해야되고 적들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을지를 예측하여야 된다. GoNNER는 로그라이크이고 타격 하나하나가 크리티컬하기 때문에 ‘진정한’ 시야의 개념을 사용하면 난이도가 굉장히 상승한다. 물론 시야의 개념을 아예 없애는 방법도 있었지만 GoNNER는 적은 항상 보이게 하는 방법을 사용하였다. INK 같은 게임이 이런 접근을 한다.)

시야밖의 벽들만 사라지는 것을 통해 GoNNER는 시야가 직접적인 위험으로 직결되지는 않지만 내 움직임에 불확실성이 생기고, 플레이어는 적을 관찰하며 벽의 위치를 예측하게 된다. 벽의 위치가 중요하지 않을 경우도 많기 때문에, GoNNER는 스테이지 2는 화면 밖으로 떨어지면 죽도록, 스테이지 3은 진행방향을 아랫방향으로 하여 벽의 중요함을 높였다.

이 외에도 안그래도 복잡한 그래픽을 조금더 간단하게 만들어 공간이 시원한 느낌을 주기도 하고 그래픽적으로 벽이 생기고 사라지는것이 재밌기도 하다.

머리, 몸, 총, 아이템으로 분리

적에게 한번 맞으면 몸에서 머리, 총, 아이템이 분리가 되고, 머리를 다시 먹지 않은 상태에서 공격받으면 즉시 죽는다. 체력이 아무리 높았더라도 머리에 귀속되어 있는 체력이기 때문에 한번 맞으면 머리부터 빨리 먹어야 된다. 이 메커닉 때문에 게임에서 아무리 잘하고 있었더라도 한 번 잘못하면 훅 가기 때문에 계속 긴장하면서 플레이해야한다. 이 메커닉 때문에 죽으면 진짜 허무해 지는데, 머리만 있는 상황에서 초인적으로 컨트롤을 해서 적들을 죽이고 머리를 먹었을 때는 해냈다는 느낌이 든다.

Seperated into 4 parts

한 대 맞으면 4개로 분리! 또 맞으면 즉사!

그래픽

이 게임을 하면서 가장 감탄한 부분은 그래픽이였다. 단순히 그래픽이 이쁜것보다는 내가 하는 모든 행동이 그래픽적으로 보여준다는것과 그래픽을 보여주는 방식에 놀랐다. 복잡하고 화려한 그래픽인 와중에 상황 전달은 굉장히 잘되고, 하나하나 그래픽을 보면 굉장히 단순한걸 볼 수 있다. 그 단순한 것들을 수없이 레이어링을 해서 보여주고 있다.

자세히 그래픽을 보면, 한 물체는 하나의 색이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한 물체는 형태 + 단색으로 이루어져 있다. 절대 한 물체에 여러 색이 섞여 있는 경우가 없다. 그렇지만 색과 형태는 계속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손으로 그린듯한 형태로 형태는 미세하게 계속 변하고 있고, 색 역시 미세하게 계속 변하여 살아있는 느낌을 준다. 또한 굉장히 많은 물체를 겹치게 만들어서 복잡함을 표현한다. 땅을 보면 굉장히 짧은 선들이 중첩되어져 있는걸 볼 수 있고, 보일때와 사라질 때 약간의 애니메이션이 들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외의 디테일도 굉장히 훌륭하다. 다이나믹 라이팅의 느낌을 주면서도 한 물체당 하나의 색인것을 유지하는 것, 총에 맞는 벽들도 보이는 동시에 노란색으로 보이는 것, 적을 맞추었을 때 느리게 사라지는 피와 빠르게 사라지는 해골 이펙트 등등 다양한 디테일들이 있고 이들이 모두 모여 굉장한 시너지 효과를 준다. 이 느낌은 프로그래밍과 아트를 한 사람이 하기 때문에 나올수 있는 독특함이라고 생각한다.

Always moving walls

벽들도 사실 짧은 선들의 중첩이고, 선들은 계속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게임 플레이

2D 플랫포머 슈팅게임으로 재밌긴 하지만, 마지막 보스까지 깨는데 굉장히 스트레스 받으면서 깼고 게임을 하면서 짜증나서 게임 끈 적이 많았다. 게임 자체가 어려운 것도 있지만 게임 디자인 적으로 짜증을 유발한다고 생각한다. 그 외에도 아쉬운 점들은 있었다. (여기서는 단점을 이야기 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재밌는 게임은 맞다)

분리 시스템과 스테이지 설계의 조화

스테이지 1에서는 분리 시스템이 그렇게 짜증난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적들이 쉬운것도 있지만 스테이지 1는 정상적으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테이지 2, 3, 4에서는 정말 비합리적이라고 생각이 들게 된다. 스테이지 2의 경우, 절벽이 있어 절벽으로 떨어지면 즉사한다. 플랫포머에 있는 흔한 절벽이지만 이 게임에서는 굉장한 스트레스로 찾아온다.

GoNNER에서 적에게 한 대를 맞으면 분리가 되면서 몸체는 잠시 무적상태가 되며, 땅에 몸체가 닿기 전까지는 조작을 할 수 없다. 이 일이 절벽 근처에서 일어나면 몸체가 절벽으로 떨어지면 체력이 많이 남아도 즉사하고, 총이 절벽으로 떨어지면 최소한 그 맵은 총 없이 깨야되고, 머리가 떨어지면 한대도 맞지 않으면서 그 맵을 깨야한다. (그래서 그 직전에 해골 펫(?)을 주고 해골 펫이 떨어진 아이템들을 줏어주긴 한다.) 여기에서 즉사한 게 한두번이 아니였다. 즉사해도 타일을 소모에서 다시 부활할 수 있긴 하지만, 굉장한 스트레스였다.

Falling...

우어... 떨어진다...

스테이지 3은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면서 하기 때문에, 분리가 되면 가끔씩 머리는 위쪽 플랫폼에 남고 몸은 밑으로 떨어져서 다시 위로 가면서 수많은 적들을 피해야 했는데 총도 위쪽 플랫폼으로 갔다면 거의 불가능한 일에 가깝다. 이러한 스테이지 설계들이 분리 시스템과는 적절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거의 없는 랜덤성

게임을 하다보면 상당히 빠르게 지루해지고 짜증나게 되는데 그 이유는 랜덤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로그라이크는 죽으면 완전 처음부터 다시해야한다는 문제점이 있는데, 이는 똑같은 플레이를 처음부터 다시 해야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로그라이크 게임들은 아이템들의 복잡성과 랜덤성을 사용하여 이 문제를 해결해내거나, 플레이어의 선택이 쌓여서 점점 플레이 방식이 달라지도록 유도한다. 하지만 GoNNER는 아이템 중첩도 없고 한번 얻은 아이템들은 모두 처음에 무엇을 낄지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아이템 랜덤성이 없다. 또한 스테이지가 진행될 때, 플레이어가 선택하는 내용이 전혀 없기 때문에 스테이지 4까지 갔을 때의 상황은 전에 스테이지 4에 도착했을 때의 상황과 거의 일치한다.

또한 선택할 수 있는 아이템들도 결국 좋은 것과 나쁜것이 약간 뚜렷하다. 어느 것이 좋을지는 사람의 플레이 스타일마다 다르지만, 결국엔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조합 하나를 계속 사용하게 된다. 자신이 원하는 아이템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을 좋지만, 그것보다는 모든 아이템들이 쓸만하고 랜덤으로 나오는게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My Setting of items

나의 세팅. 한대 맞아도 4개로 분해가 안되도록 해주는 머리 + 위랑 아래도 공격하게 해주는 유도 + 체이닝 건. 결국 이걸로 끝까지 깼다.

죽으면 처음부터

로그라이크라서 죽으면 처음부터 진행하게 되어 쉬운 앞부분을 계속 반복해서 플레이해야한다. 지루해서 빠르게 진행하려다가 한번 맞으면 굉장히 짜증난다. 개인적인 경험을 말하자면, 굉장히 조심스럽게 플레이를 해서 마지막 보스까지 가서 죽었을 때의 심정은 처음부터 플레이해서 여기까지 다시 와야된다는 짜증남, 허무함과 함께 ‘다음에 플레이해서 여기까지 와도 지금이랑 상황이 똑같을 텐데, 이번에 조금 더 잘해서 깼어야 됬어’라는 약간의 자책감도 들었다. 리뷰쓰겠다는 생각만 없었으면 아마 거기서 그만뒀을꺼 같다. (결국엔 스트레스 받아가면서 마지막 보스를 깼다.)

총평

그래픽이 독특하고 보는 것 하나하나에 아이디어가 들어가있는 굉장히 Juicy한 게임! 하지만 약간의 디자인들이 어려움만이 아닌 짜증남을 유발하기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다. 컨트롤만 적당히 한다면 해볼만 하지만 짜증남을 감수해야될듯? (참고로 패드로 플레이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