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xenfree는 2016년도 igf에서 Excellence in Visual Art 상을 탄 게임이다. 청소년 5명이 어느 섬에서 밤새 놀다가, 어느 동굴에서 라디오로 특정 주파수를 맞추었더니, 유령들이 나타났고 주인공은 친구들을 모두 모아 섬에서 탈출하려고 노력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스토리 중심 게임으로 주인공의 다이얼로그를 선택함으로서 진행하는 어드벤쳐 게임이다. 미스터리를 중요시여기어 유령의 정체를 바로 밝히지 않고 점점 알게 되는 형태를 띄고 있다.

Screenshot of early gameplay

Oxenfree 스크린샷

플레이어는 주인공을 조정하게 된다. 기본적으로 키보드를 통해 주인공을 움직이고, 마우스로 선택지를 선택하며 스페이스 바로 어느 특정 물건과 인터랙션할 수 있다. 모든 맵들은 연결되어 있어 플레이어는 가고 싶은 장소까지 걸어가야 한다. 걸어가면서 대화를 하고, 어느 특정 지점으로 가면 이벤트가 실행되면서 스토리를 진행시킨다.

게임에서는 타임 루프를 중요한 컨셉으로 잡는다. 타임 루프는 가끔씩 생기는 현상으로 어느 일정 구간이 계속 반복되지만 각 반복마다 상황이 약간씩 달라진다. 타임 루프에서 나가기 위해서는 테이프 플레이어를 작동시켜야만 한다. 타임루프는 스토리의 깊이감을 더해주는 장치이자 공포감을 주는 장치로도 사용된다.

먼저 게임의 각 부분을 상세하게 보고, Oxenfree의 인디적인 특징을 분석하였다.

인터랙션 방식

스토리가 게임의 중점 요소인 게임으로서 액션성을 강조하기는 힘들다. 이 게임 역시 액션 성은 포기하고 단순한 인터랙션 방식을 선택하여 플레이어가 스토리를 감상하는 것 외의 다른 복잡한 (계산 능력이 필요한) 행동을 하지 못하게 하였다. 이를 통해 스토리를 더욱 강조시켰다.

Oxenfree의 메인 인터랙션 방식은 총 3가지이다. 라디오, 선택지, 테이프 플레이어이다.

라디오는 게임 시작부터 나오고, 세계관 상으로 가장 중요한 인터랙션이다. Oxenfree의 세계관에서는 다른 차원에서 현재 세상으로의 연락은 라디오를 통해서 해야한다. 또한 게임의 시작에서 주인공인 Alex는 라디오를 특정 주파수에 맞추어서 다른 세계로의 포탈을 열게 된다.

실제 플레이어가 라디오로 할 수 있는 것은 라디오의 주파수를 바꾸고, 그 주파수에 해당되는 소리를 듣는 것이다. 게임 상에서 특정 주파수를 맞춰야 진행되는 부분이 있는데, 만약 현재 주파수가 그 특정 주파수에 근접하게 되면 사운드와 빛의 색깔 등등을 통해 확실한 피드백을 주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쉽게 라디오 인터랙션을 성공시킬 수 있다.

Adjusting the radio's frequency

주파수 맞추기, 상당히 직관적이다.

게임에서는 라디오를 최대한 활용하여 비밀을 숨겨놓는다. 주파수를 맞추는 인터랙션을 할 때 외에도 언제나 라디오를 꺼낼 수 있는데, 꺼내서 다양한 주파수에서 나오는 방송을 들으면 단순한 방송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느 방송은 Alpha, Victor와 같은 NATO phonetic alphabet통해 숨겨진 노트 위치를 알려주기도 하고 어떤 방송은 모스 코드로 숨겨진 비하인드 스토리를 나타내기도 한다. 라디오라는 아이디어를 최대한 활용한 것이 인상깊었다.

선택지는 가장 기본적인 인터랙션이자 플레이어가 가장 많이 하는 행동이다. 주인공이 말할 말을 선택하는 것이고, 선택하지 않을 경우 주인공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이 인터랙션 방식 자체는 진부하지만, Oxenfree는 선택지를 말풍선을 통해 보여준다는 점이 다르다. 이는 직관적이면서 아트와 잘 어울려져서 세련되게 보인다. 하지만 선택지를 선택했을 때, 그 말이 다른 캐릭터한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직관적으로 보이지 않는 점이 아쉬웠다. 그래서 게임에 몰입한 플레이어는 선택지 선택을 많이 고민하게 되지만, 아닌 플레이어는 선택의 효과를 모르기 때문에 대충 고르게 된다.

테이프 플레이어는 굉장히 제한적으로 사용한다. 오직 타임 루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만 사용하기 때문에 테이프 플레이어가 등장하는 것이 타임 루프를 의미하게 되는, 상징성이 부가된다. 이러한 상징성은 심지어 주인공의 말에서도 나타난다.

Tape Player in non timeloop situation

타임 루프가 아닌데 테이프 플레이어를 봤을 때. 주인공도 테이프 플레이어 상징성을 알고 있다

이 인터랙션도 깊이감이 있지는 않지만, 상징성을 만들어 낸 점, 그리고 이 상징성을 스토리 텔링에서도 이용했다는 점이 인상깊었다.

그래픽

Oxenfree는 Visual Art부문에서 상을 받은 만큼, 그래픽이 굉장히 독특하며 잘 만들었다. 배경은 모두 부드러운 동화책 느낌이면서 빛을 잘 활용하여 분위기를 조성하였다. 평소에는 빛을 전체적으로 쏘아 밝은 분위기를 형성하지만, 유령이 나타날 때에는 빛을 일정 부분만 쏘면서 빨간색 불빛을 사용하여 무서운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전체적으로는 지속적으로 동화적 분위기를 유지한다.

Scary Scene in Oxenfree

무서운 분위기를 빛, 화면 흔들림, 기울기 등으로 연출한다.

게임에서 캐릭터를 자세히 보여줄 때에는 사진을 통해 보여준다. 이 때, 사진은 만화 그래픽이다. 플레이어들은 캐릭터를 상상할 때, 만화적 표현을 보고 상상하기 때문에, 캐릭터의 얼굴이나 디테일들은 만화적으로 상상하게 된다. 이것의 문제점은 실제 인게임 그래픽은 2d가 아닌 3d 모델이기 때문에 이 둘간의 괴리감이 생기게 된다. 이 문제점은 Child of Light라는 게임을 보면 알 수 있다.

Child of light 라는 게임 역시 동화적 그래픽으로 주목 받았던 게임이다. 주인공 캐릭터를 보여 줄 때에 2D로 수체화를 보여준다. 하지만 인게임 그래픽은 3d 모델인데, 주인공 캐릭터의 얼굴을 한 번이라도 보게 되면, 딱딱하게 생긴 얼굴이 굉장히 신경 쓰이게 된다. (그래서 Child of Light에서는 주인공은 머리카락이 길고, 공중에 휘날리면서 화려하게 보여지기 때문에 얼굴이 잘 보이지 않게 된다.)

Child of light's face comparison

Child of light. 보통은 얼굴을 보지 않는데, 한번 보고 나면 굉장히 어색하다.

Oxenfree는 이 문제점을 캐릭터들의 크기를 급격하게 줄임으로서 해결하였다. 실제 게임상으로는 캐릭터들이 굉장히 작아 얼굴의 디테일 볼 수 없기 때문에 괴리감이 사라지게 된다. 횡스크롤 게임이어서 캐릭터의 크기가 작아도 문제가 생기지 않고 오히려 시야각이 넓어져서 플레이어가 주변 상황을 인지하고, 배경을 감상하기에 용이해진다. 플레이어는 캐릭터의 머리 색과 모양과 같은 큼직큼직한 특징들을 가지고 구분하게 된다. ( 그래서 캐릭터의 머리 색은 모두 다르다.)

공포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때, TV의 지지직 거리는 효과와 급격한 화면 전환. 이 2가지를 사용하여 잘 표현한다. 급격한 화면 전환에서는 외계인의 이미지를 매우 짧은 시간 동안 보여준다든가, 빙의된 캐릭터의 위치가 급격하게 바뀌는 등의 연출을 보여준다. TV의 지지직 거리는 효과는 타임 루프에서만 보여주기 때문에 타임 루프에서의 무서운 느낌을 주는 동시에 지지직 거리는 효과가 나면 타임 루프 안이라는 것을 플레이어가 인지하게 된다.

Old tv effect

지지직 거리는 효과. 오직 타임 루프 안에서만 이 효과가 나온다.

UI

UI 디자인이 그래픽과 어울린다. 라디오 UI는 무지개색으로 하이라이트을 주고, 주인공을 따라다닌다. 여기서 문제가 생길만한 부분은 보이지 않았다.

선택지 UI는 굉장히 직관적이면서 동화적 느낌의 색이 예쁘게 보여졌다. 주인공 위에 말풍선 모양으로 뜨고,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옅어져서 사라진다. 또한 선택을 했을 때의 애니메이션도 좋았다.

재미있게 본 것은 인터랙션 할 수 있는 물체에 표시를 한 방법이였다. 먼저 하얀색 동그라미를 보여주는데, 가까이 가면 스페이스바를 눌렀을 때 하는 인터랙션 내용을 텍스트로 보여주는데, 위화감이 없이 보여주었다. 게임을 만들 때, 최대한 텍스트를 줄이려고 노력했었는 데, 줄이지 않고도 멋지게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놀랐다.

Interaction UI

인터랙션 UI, 가까이 가면 텍스트, 멀리 있으면 동그라미로 표시했다.

사운드

Oxenfree에서는 사운드가 분위기 조성에 굉장히 큰 역할을 한다. 공포감을 조성하는 부분에서 그래픽으로는 굉장히 부족하다. 시점이 횡스크롤이여서 유령과 같이 무서운 요소들이 모니터 상으로는 작게 보이기 때문에 유령의 이미지 만으로는 플레이어에게 공포감을 조성할 수 없다. 이 부족한 부분을 사운드로 잘 메꾸었다고 생각한다.

사운드에서 가장 인상깊게 본 부분은 라디오의 특징들을 사운드에 넣었다는 점이다. 효과음 중 가장 많이 사용된 음은 라디오의 지지직 거리는 소리로, 급격한 화면 전환이나 유령이 말하는 단어 사이 사이에 지속적으로 넣어, 굉장히 먼 거리에서 온 신호라 노이즈가 들어갔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서 차원을 넘어선 통신이라는 것을 잘 표현하였다. 이것 외에도 유령이 말할 때, 실제 라디오에서 말하는 것을 단어 별로 따와서 조합하는 느낌으로 말하는 것이 있다. 이 부자연스러움은 공포감 조성에 도움이 되었다.

스토리 텔링

스토리 중심 게임인 만큼 스토리 텔링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Oxenfree의 스토리는 미스테리를 이용한 공포심을 기본으로 진행한다. 유령의 정체, 유령이 주인공을 괴롭히는 이유 등을 숨기고 이 미스터리함을 꾸준히 유지한다. 스토리가 진행될 수록 단편적인 정보를 조금씩 주면서 플레이어의 흥미를 유지시킨다. 플레이어의 궁금증을 사용해 스토리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하지만, Oxenfree는 조금 지나치게 미스터리함을 추구하였다고 생각한다. 플레이를 한번 해서는 전체적인 스토리를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또한 너무나 많은 것들이 비밀로 부쳐져서 게임을 플레이하고 나서 몰랐던 부분들이 다 채워지지 않았다. 예를 들면, 맨 처음 초반에 “Saw the man, but not the dog” 라는 문구가 나온다. 주인공도 이 문구가 무엇인지 궁금해 하지만, 엔딩을 보고 나서도 문구의 의미를 모르겠다.

Saw the man, but not the dog

Saw the man, but not the dog. 아직도 완전한 뜻은 이해하지 못했다.

이와 같은 부분들이 있는 것은 좋지만, 조금 더 비중을 줄여야 플레이어가 어느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전에 봤던 정보들이 연결되는 것을 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모든 dialogue가 음성으로 재공되는 것은 몰입도에 굉장한 도움이 되었다. 단순히 다이얼로그를 잘 이해하게 될 뿐만이 아니라, 누가 말하는 것인지도 바로바로 알 수 있어서, 헷갈릴 일이 없었다. 또한, 내가 어떤 행동을 하고 있더라도 계속 음성으로 캐릭터들간의 대화를 보여줌으로서 지속적으로 캐릭터의 백그라운드 스토리를 전달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대화 선택을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상대방의 말을 끊고 말하거나, 끝날때까지 기다리고 말하는 등의 디테일이 있었다.

하지만 말하는 대화 내용의 분위기가 약간 괴리감이 있었다. 학생들인데 유령을 봤을 때의 반응이 너무 차분했다. 유령이 게임을 시작하지 라는 말을 했을 때도, 굉장히 차분한 목소리로, “Why are we being tested?”라고 유령한테 질문을 던진다. 평소 분위기에는 목소리와 대화 내용이 어울렸지만, 무서운 분위기에서는 대화 내용이 비현실적이라고 생각이 들었고, 이는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였다. 이러한 요소들이 모여서 인물들이 인위적이라고 느껴지게 했고, 이에 따라 캐릭터가 무슨 일을 당해도 감정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Awkwardly calm main character

유령이 "Wanna play game?" 이라고 말한 직후. 굉장히 침착하게 유령한테 반박한다.

인디게임으로서의 면모

Oxenfree는 다른 스토리 기반 게임들과 차별성을 가지고 노력하였다. 내가 주목한 차별성은 총 2가지이다.

첫 번재 차별성은 그래픽이다. 요즘 나오는 스토리 기반 게임들은 많은 게임들이 3D 그래픽을 추구한다. 이들은 영화적 연출을 목표로 하고 있고, 이를 위해서 3D 모델링 된 캐릭터들을 통해 사람들을 스토리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텔 테일 게임사의 게임들 (The Walking Dead, The Wolf among us) 들이나 Life is strange 을 보면 모두 그래픽들이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카메라의 앵글, 위치 등을 다이나믹하게 이용하고, 이를 통해 타격감을 더 주거나 상황을 더욱 잘 볼 수 있도록 해준다.

The wolf among us's scene.

The wolf among us. 카메라 앵글을 움직이며 영화적 연출을 추구한다.

이와 같이 영화적 연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 다른 게임들과는 다르게 Oxenfree는 아예 횡스크롤 게임으로, 3D 그래픽이지만 실질적으로 플레이어가 느끼기에는 거의 2D에 가깝게 느껴진다. 그렇기에 카메라를 사용하는 연출은 포기하였다. 이는 인디게임사의 비용상, 모션캡쳐를 통해 모든 장면을 연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였다. 시점 뿐만 아니라 다른 게임들에서는 보지 못했던 그래픽을 선보여, 첫 인상이 강력했다. 앞에서 말한 그래픽적인 요소들이 다른 게임들과는 차이점을 만들어 내었고, 사람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Oxenfree's gorgeous graphic

Oxenfree 그래픽. 진짜 예쁘다.

두 번째 차별성은 미스터리함이다. Oxenfree는 굉장히 많은 비밀들을 곳곳에 숨겨놓았다. 보통 게임들의 경우, 게임에서 숨겨진 것들은 몰라도 되지만 알면 재밌는 비하인드 스토리나 업적용 물건들이다. 하지만, Oxenfree는 메인 스토리 자체도 신경쓰지 않고 그냥 플레이를 한다면, 이해하기 힘든 정도로 굉장히 꼼꼼하게 숨겨놓았다.

이러한 요소는 플레이어에게 스토리를 전달하기엔 좋지 않을 수 있지만, 리플레이에 도움을 준다. Oxenfree는 확실한 분기점이 있는 게임이고 다른 엔딩을 보기 위한 리플레이를 권장한다. 다시 처음부터 플레이를 리플레이에서 발견할 수 있는 비밀들이 많기 때문에, 다시 처음부터 플레이를 할 때의 지루함을 조금 해결해 준다. 뿐만 아니라, 게임을 해본 사람들끼리 토론할 거리가 생기고, 스토리 기반 게임이지만 깊이감이 생기게 된다. 심지어 Oxenfree는 단순히 게임 내에서 숨기는 것 뿐만이 아니라, Soundtrack 에도 메세지를 숨겼다(이미 FEZ 같은 게임에서 했던 기법이지만). 인디게임이 아니라면, 이러한 과감한 시도를 하지 못했을 것이다.

TL;DR

그래픽이 굉장히 예쁜 게임. 많은 비밀들이 숨겨져 있어 한번에 이해하긴 힘들다.

스토리가 반전이 쩔거나 하는건 아니지만 그냥 캐릭터들이 말하는 거 보고 있으면서 편안하게 하기 좋은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