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per Light Drifter는 예전에 reddit/gaming에서 봤던 게임이였다. 그 때 당시에는 개발 중이라는 글이였는데, 짧은 동영상으로 진짜 말도 안되게 예쁜 픽셀 아트와 함께 대시 기술을 주 기술로 삼아 빠른 액션감을 보여주었다. 그 이후로 한동안 잊고 있다가, 출시됬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친구가 선물로 줘서 시험 끝나자 마자 플레이를 시작했다.

엄청 예쁜 그래픽이지만, 생각보다 상당히 어려운 난이도를 자랑하는 게임이다. (2D dark soul) 절대 그래픽만 보고 시도한 게임은 아니니, 다크 소울류 컨트롤(신중한 액션성(?))을 좋아하시는 사람에게만 추천한다. 플레이 시간은 약 9시간이다.

그래픽

Hyper Light Drifter's pixel graphic

너무 예뻐...

그래픽은 픽셀 아트이다. 심지어 가끔 나오는 컷신에서도 픽셀아트를 썼다. (쩐다…) 색감이 좋아서 하면서 풍경을 감상하기에도 좋다. 그러는 동시에 플레이어가 게임 도중에 꼭 봐야 되는 정보들 (적이 어느쪽으로 대시해 올 것인지, 어느 타일이 폭파될 것인지)은 보라색 하이라이트를 사용하여 그래픽이 플레이에 방해되는 일은 없었다.

Hyper Light Drifter's purple highlight

적이 많고 그래픽이 화려해도, 적의 공격은 보라색 하이라이트로 보인다.

또한 이 게임은 구역이 동서남북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각 구역마다 확실한 컨셉을 가져 플레이어에게 반복되는 느낌을 줄였다. (동은 물, 서는 숲, 북은 산) 그래서 화려한 그래픽, 어두운 그래픽, 으스스한 그래픽 등 다양한 연출을 보여준다. 개인적으로는 물 구역이 예뻐서 좋았다. (FEZ같은 느낌)

컨트롤

맨 처음 볼때는 그냥 계속 대시하면서 때리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Hyper Light Drifter는 절대 생각없이 하면 안되는 게임이다. 튜토리얼에서는 버튼을 막 누르면 되겠지만, 튜토리얼이 끝나자 마자 막히게 된다. 이 게임은 대시 스킬이 키 메커닉이여서, 다른 게임들과 비슷하게 만들면 대시와 공격만 하여 게임이 너무 쉽게 풀릴 것이다. 이를 대비해서 여러가지 장치를 해놓았다.

Control animation

적이 너무 많고 내 공격을 무시하고 반격하는 적도 있어서 총과 대시와 칼을 적절한 타이밍에 써야한다.

첫 번째 장치는 게임이 진행되면서 많이 늘어나지 않는 HP이다. 심지어 다크소울도 가면 갈수록 health가 증가하는데 이 게임은 그마저도 없다. 체력은 5칸으로 가장 약한 공격도 1칸을 깎기 때문에, 아무리 약한 적이여도 조심하게 된다. 강한 공격은 2칸을 깎기 때문에 3칸만 달아도 적 공격 한방에 죽을 가능성이 생긴다. 채력 회복 킷은 총 3개를 가지고 다닐 수 있지만, 상당히 빨리 소모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Character is dying

제발 빨간 포션 좀 주세요 으어

두 번째 장치는 무적 타임을 없앤것이다. 많은 게임들은 공격을 맞으면 무적 타임이 생긴다. (메이플 스토리, 록맨) 무적 타임은 사실 플레이어가 한번에 여러 공격을 한꺼번에 받지 않도록 하여 오래 살아남게 만드는 장치이다. 이 장치가 없어짐에 따라, 플레이어는 한꺼번에 여러 공격을 중첩되어 받으면서 죽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대시하는 동안에도 맞을 수 있다.) 적들의 공격 패턴 역시 다양해서 총을 쏘기도, 가까이 와서 때리기도, 플레이어를 얼리기도, 주인공의 주변을 폭파시키기도, 먼 거리를 대시하면서 때리기도 하기 때문에 공격들의 중첩 가짓수은 무궁무진하다.

Crystal spider. It freezes you.

캐릭터를 얼리는 거미. 얼려진 상태에서 다시 얼림 당하기도 가능해서 한번 얼림 당하면 여러번 당하기가 쉽다.

이러한 장치들에 의해 플레이어는 신중하게 공격하는 동시에, 적이 나를 공격하는데 걸리는 타이밍 계산을 하면서 나를 공격하기 전에 죽이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 이러한 느낌을 신중한 액션성 이라고 생각하였다. 계속 공격하는 것보다, 적의 공격 방향에서 벗어나고 공격하는것이 훨씬 좋기 때문에 공격 버튼을 신중하게 누르게 된다. 잘하면 쾌감이 있기 때문에 이 컨트롤 방식은 마음에 들었다.

조금 특이한 컨트롤 방식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총의 발사 방식이다. 이 게임은 패드 플레이를 권장하는데 이는 대시 기능 때문이다. 키보드로는 대시의 방향을 정확하게 조준할 수가 없기에 마우스를 사용하는데, 플레이어가 계속 움직이고 있고 마우스는 방향을 정하는 것보다는 위치를 정하는데 좋기 때문에 마우스로 대시를 하는 것이 굉장히 힘들다. 하지만 총을 생각하면 패드보다 마우스가 훨씬 좋다. 패드에서는 왼손으로 방향키, 오른손으로는 키를 누르기 때문에 총을 조준할 다른 방향키를 오른손이 담당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이 게임은 LT를 누르면 총 조준모드로 바뀌어 캐릭터는 정지하는 동시에 방향키가 총 조준키로 바뀌게 된다. 즉 총을 쏘기 위해서는 멈춘 상태에서 쏴야 된다는 것이다. 이 방식 때문에 플레이어는 총을 쏘기 위해서 빠른 손동작이 필요하게 된다. 컨트롤하기에는 가장 편하지만, 플레이어는 총을 쏘면서 주위에서 공격이 오는게 주의해야한다.

이 컨트롤 방식은 ‘Enter the gungeon’이라는 게임과 비교할 수 있다. Enter the gungeon에서도 캐릭터는 2d top down에서 총을 쏘고, 구르기를 시전해서 좀 더 빠른 속도로 전투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Enter the gungeon에서는 구르기의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구르기 버튼을 누르면 0.5초 동안 단순히 캐릭터가 빨라진다고 생각하면 된다. 즉, 구르는 동안에 누르는 방향키들이 구르기 방향에 영향을 미치기에 세세한 컨트롤이 가능해진다. 반면 Hyper Light Drifter는 한 순간에 dash를 하기 때문에, dash를 하는 동안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현재 방식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인터랙션 방식

이 게임에서 놀랐던 부분 중 하나는 인터랙션 방식이였다. 가장 주된 인터랙션 방식은 버튼을 ‘길게’ 누르는 것이다. 문을 여는 데도, 어떤 아이템을 살지 선택할 때도, 마을 사람들과 대화를 진행할 때도 버튼을 꾹 눌러야 된다. 이 방식에 놀란 점은 길게 누른다에 있다. 단순히 Y 버튼을 누르세요 같은 걸 해도 되는데도 굳이 길게 누르는 것으로 선택을 구현한 것은 단순히 선택을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기를 넣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 잘못 클릭해서 선택되는 일을 방지한다. 또한 이를 보여주는 UI도 굉장히 직관적으로 만들어 놔서, 인터랙션이 깔끔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UI for the selection

꾹 누르는 UI. 안 누르고 있으면 빈칸이지만 누르고 있으면 점점 빈칸이 차고, 꽉 차면 문으로 다른 장소로 이동한다.

개인적으로 놀란 부분들

  1. hp가 없다는 것을 바로바로 눈치 챌수 있도록 패드에 진동도 주기적으로 주고, 캐릭터는 피를 흘리면서 다닌다.
  2. 총 시스템. 탄환 수는 2~6개로 정해져 있지만, 탄환은 아이템으로 채워 넣는 것이 아니라, 칼로 공격하면 다시 채워진다. 총알 한개가 칼 한번 휘두르는 것이라서 총을 사용하는게 가장 빠르게 많은 데미지를 입힐 수 있다. 이 메커닉은 플레이어에게 총과 칼을 계속 번갈아 가면서 쓰게 만든다.
  3. 대시 시스템. 대시를 타이밍에 맞춰서 쓰면 무한번 딜레이 없이 사용할 수 있다. 대시가 끝날 때쯤 다시 대시를 하면 되는데, 서너번 대시를 한 이후에는 대시를 하지 않으면 미끄러지고 대시를 하다가 벽에 부딪치면 캐릭터가 쓰러진다. 그냥 한번 대시 할 때는 부딪치지 않고 그 앞까지만 대시를 하는데, 이는 천천히 대시 하는 사람들에게 보정을 해주는 효과가 있어 게임 진행을 원활하게 해주었다.